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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많지는 않아도 1년에 여러 차례씩 이런저런 클래식 음악 공연을 찾아 다니는 사람이다. 그런 공연 중에서도 오페라 보기를 즐겨 해서 국립오페라단의 새로운 공연 스케줄이 나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린다. 해외에 나갈 일이 생기면 그 지역의 공연 소식을 찾아보고 표를 구하고는 하는데 여러 개의 공연이 겹치면 오페라를 우선 선택하기도 한다. 그런지라 온라인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목차만 슬쩍 보고는 별 고민 없이 구입을 했다. 그런데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목차라도 천천히 확인하고 구입할 걸 하는 생각이 스몄다. 글쓴이는 어린 시절부터 문학에 각별한 애정을 품고 있으며 오래 전부터 문학과 음악을 함께 아우르는 책을 쓰고 싶은 생각을 해왔다고 한다. 문학 작품에 기반한 오페라에 대한 책을 쓰더라도 문학에 더 방점을 두되 이름만 대면 알만한 작가의 작품을 우선적으로 고르는 것으로 책을 쓰는 방향을 설정했다. 그렇게 해서 선택된 문학 작품의 수는 22개이고 오페라 작품은 23개인데 책은 문학 작품 별로 장을 구분해서 22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각 장은 문학 작품을 먼저 설명하면서 시작한다. 작가의 삶을 소개하고 해당 작품의 줄거리-특히 오페라와 연관되는-를 보여준다. 때로 작품의 내용을 인용해서 이해를 돕는다. 이 부분은 작가와 작품을 요약해서 보여줌에도 짧다거나 부족하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부분을 마무리하고 오페라 얘기로 넘어가는 상황도 자연스럽다. 오페라 영역에서는 글쓴이의 전문 지식도 많이 나오고-복잡하게 설명하려 하지는 않는다- 작곡가가 해당 문학 작품에 접근한 사고 방식이나 그 작품을 오페라로 만들 때 음악의 관점에서 가감한 사항 등을 잘 설명하고 있다. 보통 오페라를 대할 때 사전에 확보하려는 리브레토 이해-해석 포함-나 작곡 배경 등뿐만이 아니라 음악적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맛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오페라의 흐름은 당연히 설명한다. 책이 무척 두껍다. 책의 마지막에 찍힌 숫자가 855이다. 그렇지만 22개의 장으로 나뉜 내용을 순서대로 읽어도 되고 마음에 드는 부분을 골라서 읽어도 되기 때문에 별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다. 게다가 글이 꽤 재미있게 씌어져서 마음 먹으면 속도를 내어서 읽을 수도 있다. 다만 이 책은 오페라를 꽤 본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주로 한국에서 오페라를 관람하는 사람에게는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든다. 책에서 다루는 오페라에는 한국에서 잘 공연되지 않는 작품들이 많아서 그렇다. 한국에서 ‘꼴라 브뢰뇽’을 언제 볼 수 있을까? ‘서민 귀족’이나 ‘마을의 점쟁이’는? 관람하기 힘든 작품들이 꽤 등장한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구입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반면에 ‘오셀로’나 ‘보체크’ 등의 작품이 누락된 것은 아쉽고 ‘살로메’ 말고도 리햐르트 슈트라우스의 다른 작품들이 등장하지 않는 점도 섭섭하다. 하기야 이런 마음은 몇 작품 더 다루었다고 해도 계속 남을 듯하기는 하다. 문학 작품에 기반한 오페라가 꽤 있으니 말이다. 책에 등장하는 사진과 그림이 모두 흑백으로 처리된 점도 아쉽다. 다는 아니더라도 몇몇 그림은 색채를 포함해서 포함시켰더라면 좋았을 터이다. 한국에서 오페라를 다룬 책들에서 보았던 수준을 넘어서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높이 평가한다. 그런 내용에 흥미로운 글 솜씨가 어우러져 긴 책을 재미있게 대할 수 있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있지만 오페라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놓치지 마시라고 권한다. 23편의 오페라 중 한국에서든 해외에서든 관람한 오페라는 8편에 불과하고 영상으로 접한 것까지 하면 14편이 된다. 오페라 관람의 길이 멀다.
세계 문학사에 빛나는 업적을 남긴 작가와 그 작품들, 그리고 음악사에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선사한 작곡가들. 그들의 위대한 만남으로 탄생한 오페라들은 오늘날까지 보고 듣는 이의 가슴을 전율케 한다. 문학 작품이 오페라로 변신하기까지의 과정을 개인사적인 배경과 정치, 사회적 흐름부터 예술계의 동향까지 총체적으로 살펴보고, 작품이 지닌 의미,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치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서문 - 문학의 숲에서 오페라를 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01 오페라로 부활한 지옥의 두 사람
단테의 신곡 중 지옥
잔도나이의 리미니의 프란체스카, 푸치니의 잔니 스키키
02 슬픈 얼굴의 기사 돈키호테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
마스네의 오페라 돈키호테
영국
03 음악으로 그린 욕망과 파멸의 드라마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
베르디의 오페라 맥베스
04 한여름 밤의 꿈과 환상
셰익스피어의 희극 한여름 밤의 꿈
벤저민 브리튼의 오페라 한여름 밤의 꿈
05 세기말의 데카당스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살로메
프랑스
06 동화와 풍자가 만나다
샤를 페로의 동화 신데렐라
로시니의 오페라 라 체네렌톨라
07 음악과 연극으로 세상을 비웃다
몰리에르, 륄리의 코미디 발레 서민귀족
08 자연주의를 오페라에 담다
장 자크 루소의 오페라 마을의 점쟁이
09 벨 칸토와 고전비극
볼테르의 비극 세미라미스
로시니의 오페라 세미라미데
10 낭만주의의 위대한 승리
빅토르 위고의 희곡 에르나니
베르디의 오페라 에르나니
11 유쾌한 프랑스적 인간, 꼴라 브뢰뇽
로맹 롤랑의 소설 꼴라 브뢰뇽
카발렙스키의 오페라 꼴라 브뢰뇽
12 의미를 포기한 말과 음악의 성찬
메테를링크의 희곡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드뷔시의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독일
13 무대 위에 펼쳐진 음악의 질풍노도
실러의 시민비극 간계와 사랑
베르디의 오페라 루이자 밀러
14 원전의 무게를 벗어 던진 프랑스판 파우스트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 제1부
베를리오즈의 오페라 파우스트의 겁벌
15 광기와 환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
E.T.A. 호프만의 소설 모래 사나이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16 완벽한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
토마스 만의 소설 베니스에서의 죽음
벤저민 브리튼의 오페라 베니스에서의 죽음
17 관객을 소외시키다
브레히트, 쿠르트 바일의 서사극 서푼짜리 오페라
러시아
18 국민 문학과 국민 오페라의 환상적인 결합
푸시킨의 서사시 루슬란과 류드밀라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류드밀라
19 서구의 시선으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다
푸시킨의 운문소설 예프게니 오네긴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예프게니 오네긴
20 고난의 시대를 그린 비극
푸시킨의 장편희곡 보리스 고두노프
무소륵스키의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
21 모더니스트가 포착한 도박꾼의 삶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도박꾼
프로코피예프의 오페라 도박꾼
22 러시아 민족의 대서사시
톨스토이의 소설 전쟁과 평화
프로코피예프의 오페라 전쟁과 평화
참고문헌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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