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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루키의 책들을 다시 읽고 있다. 고등학교 다닐 때, 대학교 다닐 때, "상실의 시대" 이후 하루키가 워낙 대중적으로 유행이라서, 나는 취향이 달라 라는 괜한 반발심에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 답할 때 부러 하루키는 빼곤했다. 어떤 작곡가를 좋아하냐고 물었을 때, 베토벤이나 모짜르트보다는 브람스나, 라흐마니노프나, 라벨을 좋아한다고 대답해야 좀 있어 보인다고 생각했던 어릴적 유치한 마음과 비슷한게 아니었을까... 그러나 세월이 지나 지금은 베토벤이 가장 좋은 것 처럼, 베토벤을 다시 듣듯이 하루키를 다시 읽는다. 잡문집에 나오는 작가의 작가론이 너무 좋다. 왜 쓰는가? 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가지고 소설을 쓰는 작가의 글 - 거기에 덧붙여 매일 달리고, 악기를 다룰 줄 알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작가의 글 - 은 좋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를 요약하자면 단 한 가지입니다. 개인이 지닌 영혼의 존엄을 부각시키고 거기에 빛을 비추기 위함입니다. 우리 영혼이 시스템에 얽매여 멸시당하지 않도록 늘 빛을 비추고 경종을 울리자, 이것이 바로 이야기의 역할입니다. 나는 그렇게 믿습니다.""그런 소설을 쓸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캄캄하고 밖에서는 초겨울 찬바람이 매섭게 휘몰아치는 밤에 다 함께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소설. 어디까지가 인간이고, 어디까지가 동물인지 알 수 없는 소설. 어디까지가 제 온기고 어디부터가 다른 누군가의 온기인지 구별할 수 없는 소설. 어디까지가 자기의 꿈이고 어디부터가 다른 누군가의 꿈인지 경계를 잃어버리게 되는 소설. 그런 소설이 나에게는 좋은 소설 의 절대적인 기준이 되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그밖의 기준은 내게 별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사랑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모든 것
30년 하루키 문학의 집대성
설날 ‘복주머니’를 열어보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주셨으면 하는 것이 저자의 바람입니다. 복주머니 안에는 온갖 것들이 들어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것이 있는가 하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거야 뭐 어쩔 도리가 없겠죠. 복주머니니까요.
_무라카미 하루키
1979-2010, 청년 하루키의 해사한 풋풋함과 환갑이 넘은 작가의 노련미를 동시에 담은 하루키 문학의 집대성. 우리 시대의 문장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직접 엄선한 69편의 미수록 미발표 에세이집이다. 작가 하루키가 들려주는 진지한 문학론에서부터 번역가 무라카미 씨의 감각적인 번역론, 음악 애호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깊이 있는 재즈론, 책벌레 하루키가 귀띔하는 명쾌한 독서론, 인생 선배 무라카미 아저씨가 들려주는 따뜻한 인생론, 그리고 막역한 지기지우가 풀어놓는 내 친구 하루키 군에 이르기까지. 당신이 사랑하는 작가 하루키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평소 하루키는 자신의 평범을 주장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하루에 일정 분량의 글을 쓰고, 달리기를 하고, 음악을 듣고, 야구 관람을 즐기고, 취미로 번역을 하고, 챈들러와 잭 런던을 즐겨 읽고, 맥주를 좋아하고 조개는 먹지 않는…… 보통 남자입니다, 라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를 닮고 싶어하는 만큼, 아무리 겸손히 말해도 무라카미 하루키는 비범한 평범함의 소유자이다. 그가 굴튀김을 앞에 두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리스 섬에서는 어떻게 살았는지, 레이먼드 카버와는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비치보이스를 왜 좋아하는지, 어떤 번역관을 가졌는지, 글을 쓰는 직업에 대해서는 어떤 사명을 가지고 있는지…….
책은 그 수많은 궁금증을 해갈해줄 것이다. 삼십 년 남짓 한 시간 동안, 작가가 한 켜 한 켜 쌓아온 시간이 오롯이 담겨 있다. 작가 하루키의 진지한 문학론에서부터, 번역가 무라카미 씨의 감각적인 번역론, 음악 애호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깊이 있는 재즈론, 책벌레 하루키의 유쾌한 독서론, 인생 선배 무라카미 아저씨의 따뜻한 인생론, 그리고 막역한 지기지우가 풀어놓는 내 친구 하루키 군에 이르기까지, 독자들은 하루키가 쓰면 잡문 도 이렇게 다르구나, 라고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머리말
어디까지나 잡다한 심경
서문 해설 등
자기란 무엇인가 혹은 맛있는 굴튀김 먹는 법
같은 공기를 마시는구나, 라는 것
우리가 살아가는 난처한 세상
안자이 미즈마루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인사말 메시지 등
마흔 살이 되면 /군조신인문학상 수상소감
앞으로 아직 한참이니까 /노마문예신인상 수상소감
까맣게 잊어버려도 괜찮아 /다니자키상을 받은 무렵
신기하면서 신기하지 않다 /아사히상 수상 인사말
이제 와서 새삼스럽다고 할까 /와세다 대학 쓰보우치 소요 대상 수상 인사말
아직 주위에 많이 있을 터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수상 인사말
제아무리 곁가지가 거세게 흔들려도 /신부상 수상 인사말
내 안의 미지의 장소를 탐색할 수 있었다
도넛을 베어먹으며
좋을 때는 아주 좋다
벽과 알 /예루살렘상 수상 인사말
음악에 관하여
여백이 있는 음악은 싫증나지 않는다
짐 모리슨의 소울 키친
노르웨이의 나무는 보고 숲은 못 보고
일본사람이 재즈를 이해할 수 있을까
빌 크로와의 대화
뉴욕의 가을
모두가 바다를 가질 수 있다면
연기가 눈에 스며들어
한결같은 피아니스트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해
노웨어 맨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사람
빌리 홀리데이 이야기
언더그라운드 에 관하여
도쿄 지하의 흑마술
공생을 원하는 사람들, 원치 않는 사람들
피와 살이 담긴 말을 찾아서
번역하는 것, 번역되는 것
번역하는 것과 번역되는 것
내 안의 파수꾼
준 고전소설로서의 롱 굿바이
말코손바닥사슴(무스)을 쫓아서
스티븐 킹의 절망과 사랑 양질의 공포 표현
팀 오브라이언이 프린스턴 대학을 찾은 날
바흐와 오스터의 효용
그레이스 페일리의 중독적인 ‘씹는 맛’
레이먼드 카버의 세계
스콧 피츠제럴드 재즈 시대의 기수
소설보다 재미있다?
단 한 번의 만남이 남긴 것
기량 있는 소설
가즈오 이시구로 같은 동시대 작가가 있다는 것
번역의 신
인물에 관하여
안자이 미즈마루는 칭찬할 수밖에 없다
동물원통
쓰즈키 교이치적 세계의 내력
수집하는 눈과 설득하는 말
칩 키드의 작업
‘가와이 선생님’과 ‘가와이 하야오’
눈으로 본 것, 마음으로 생각한 것
데이브 힐튼의 시즌
올바른 다림질 법
청어 이야기
잭 런던의 틀니
바람을 생각하자
토니 타키타니를 위한 코멘트
다른 울림을 찾아서
질문과 그 대답
폼나게 나이 들기는 어렵다
포스트코뮤니즘 세계로부터의 질문
짧은 픽션 밤의 거미원숭이 아웃테이크
사랑 없는 세계
가라타니 고진
덤불 속 들쥐
소설을 쓴다는 것
유연한 영혼
멀리까지 여행하는 방
나의 이야기와 나의 문체
온기를 자아내는 소설을
얼어붙은 바다와 도끼
이야기의 선순환
해설
대담 안자이 미즈마루×와다 마코토
회색 쥐와 깜장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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