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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프린스

ckvh 2023. 3. 7. 04:36

모든 소설가는 자기만의 방을 필요로 한다. 집필을 위한 방, 사색을 위한 방, 자료를 보관해 두는 방. 소설에 필요한 자료들을 옆에 쌓아두고 글을 써나가기 위한 방이 필요하다. 자신의 집필실을 별도로 가지고 있는 소설가도 있을 것이고, 다른 분위기를 내기 위해 카페에서 글을 쓰는 작가도 있다고 들었다. 만약 어느 한 호텔에 소설가의 방 이 주어진다면 각자가 생각하는 고유한 것들을 담아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프린스 호텔이 그렇다. 호텔측에서 마련한 소설가를 위한 집필 공간을 마련했다. 소설가들은 한 달간 그 방에 묵으면서 소설을 쓸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탄생한 소설이 『호텔 프린스』다.  소설가의 다양한 시선을 만날 수 있었다. 여덟 가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여덟 가지의 이야기. 우리는 소설 속에서 우리와 같은 혹은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태풍이 오려는 때 굳이 딸의 집에 오겠다는 엄마를 불편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황현진의 「우산도 빌려주나요」와 유방암 때문에 가슴을 제거하게 된 아내에게 가슴 따위 없으면 어때 라고 말했다가 관계가 깨지게 되는 김경희의  「코 없는 남자 이야기」, 사라진 아내의 행방을 찾아 생전 처음 하와이까지 오게 된 서진의  「해피 아워」, 한 무리의 패키지 여행을 떠나온 사람들의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 이은선의  「유리주의」, 캠핑과 페스티벌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는 곳을 찾아 페스티벌 취재 기사를 작성해야 하는 기자의 이야기 정지향의  「아일랜드 페스티벌」이 있다. 호텔의 한 구석에 자리한 화실에서 그림을 그린 화가는 모든 것이 느리다. 그곳에서 유화물감 냄새를 맡으며 과거를 반추하는 김혜나의  「민달팽이」, 호텔측으로부터 무료 숙박 이벤트에 당첨되었다는 소식에 서둘러 달려와 묵게 되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좁아지는 공간에 있는 이야기 안보윤의  「순환 법칙」, 사경을 헤매고 있는 어머니를 병간호 하기 위해 가까운 호텔에 머물고 있는 한 부부를 말하는 전석순의  「때아닌 꽃」이 여덟 편이 가진 이야기들이다.  

책이 된 호텔, ‘소설가의 방’에 체크인하다 호텔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소설 실험!은행나무 테마소설 시리즈 바통, 첫 번째 권 누군가에게는 여행의 공간, 또 누구에게는 사색의 공간이자 일탈의 공간, ‘호텔’을 소재로 한 테마소설집 호텔 프린스 가 출간되었다. 은행나무가 새로 시작하는 테마소설 시리즈 ‘바통’의 첫 번째 권이기도 하다. 안보윤, 서진, 전석순, 김경희, 김혜나, 이은선, 황현진, 정지향 등 한국문학을 이끌어가는 여덟 명의 젊은 소설가들이 각 작품 안에서 호텔이라는 사적이고 은밀한 공간에서 끊임없이 변주하는 인간의 내면을 예리하게 포착해냈다. 작가들의 내밀한 시선을 통해 ‘호텔’은 단지 머물다 가는 공간이 아닌, 인간과 인간, 이야기와 이야기들이 면면히 교감하는 문학적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호텔 프린스 참여 작가 8인은 호텔에 마련된 별도의 집필 공간에 투숙하면서 호텔에 대한 개인적 경험이나 그곳으로부터 받은 단상을 모티프로 여덟 편의 이야기들을 탄생시켰다. 프랑스어의 ‘hospital’이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Hotel’은 ‘여행자 혹은 떠도는 사람들의 쉼터’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에도 공통적으로 표류와 방랑의 정서가 묻어난다. 그들에게는 기댈 만한 장소도, 의지할 만한 사람들도 거의 없다. 이러한 정서는 인물들이 처한 상황뿐 아니라 그들 마음속에서도 느껴진다. 호텔이라는 고요하고 적막한 공간에서 인물들의 심리와 감정들은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분출되어 공기 중을 떠돌게 된다. 호텔 프린스 를 기획한 소설가 이은선은 ‘기획의 말’에서 각각의 작품들이 여덟 곳의 방 으로 읽히길 바란다고 썼다. 호텔의 어느 지점에 작가의 시선이 머물렀는지, 또한 어떤 사소한 발견이 이야기를 완성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는지 음미해보는 것도 독자들이 호텔 프린스 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여덟 명의 작가들이 머물던 방입니다.여덟 곳의 방들이 기다리는 한 묶음의 시간입니다.여덟 개의 이야기가 다양한 눈짓으로 당신에게 다가갈 수 있기를여덟 번의 밤과 낮이 기꺼이 당신에게 깃들기를여덟 명의 작가들을 대신하여 말해봅니다._ 호텔 프린스 기획의 말에서

호텔 프린스 기획의 말 006

우산도 빌려주나요_황현진 009
코 없는 남자 이야기_김경희 037
해피 아워_서진 067
유리주의_이은선 093
아일랜드 페스티벌_정지향 125
민달팽이_김혜나 151
순환의 법칙_안보윤 179
때아닌 꽃_전석순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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